꿀승진을 꿈꾸는(선생님에게 보내는 편지6)
"요즘 사람들은 왜 이렇게 영악해!!"
아주 친한 오랜 선배가 아주 덧없는 자리에서 아주 뒤끝없게 하신 말이다.
사연 인즉,
요즘 젊은 선생님들은 학폭이니 연구학교니 이런거 벌써부터 챙기고
선배들한테 양보하지도 않고 자기 이익만 챙기고 ... 뭐 이런 내용^^;;;
뭐 틀린말은 아니다. 나 역시 그런 젊은 사람이고
내가 교대들어 갔을때 04년도 가 과도기였던 것 같다.
경제위기로 안정적인 직업을 찾기 위해 초등교사의 인기가 치솓았을때
그 당시 우리학교는 1:7이었던거 같다.
현역이라고 불리우는 동기들 보다 재수, 삼수, 다른 학교 있었거나 심지어 직장인들도 교대에 많이 들어와 비율이 비슷했다.
자연스럽게 학교 분위기는 취업(임용고사)쪽으로 기울고
동아리나 학생회 활동보다는 스터디나 개별 공부의 분위기로 바뀌어 갔다.
졸업한 선배들과의 만남의 자리는 자연스럽게
임용고시 합격 비결, 현장에서의 꿀팁, 초등교사가 갖추어야 할 스킬(배구, 승진점수관리등)의 주제로 이야기 꽃을 피웠다.
그렇기 때문에 현장에 왔을 때
학폭 못 받아도 보고서 일단 한번 내보는 것
이왕이면 승진에 도움이 되는 대회에 나가는 것
연구학교는 미리 채울 수 있으면 채워야 하는 것
배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다는 것들이 어색하지 않았고
그런 것들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다른 의미로 느껴졌을 것 같다.
요즘 임용고시 카페를 가보면 더 구체적으로 임용과 승진에 대한 이야기가 즐비하다.
나야 이미 임용고시를 합격했고 10여년을 근무하면 좋은 관리자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되었다.
물론다 그런것은 아니겠지만
인성개발을 소홀히 하는 대신 학업에 올인하여 공부잘하는 사람이 되어 성장한
정치인, 판사, 의사, 검사, 변호사등의 몇몇 사람들이 도덕적으로 크게 비판받는 것처럼
별다른 교육관을 정립할 시간도 없이 승진점수를 차곡차곡 채워 관리자가 되고
그들이 학교의 총 책임자가 되어 학교 현장을 이끌어가게 된다면?
교장공모제나 교장업무제나 이런 제도를 주장하거나
현재의 관리자 승진 제도에 대해서 논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교육관이라는 것은 뚜렷한 평가기준이 없을 뿐 아니라 사람에 따라 가치가 달라
함부로 그것을 옳다 그르다 할 수없기에 상당히 애매하고 예민한 문제이다.
이를 테면
학사는 어떤 학문을 공부한 사람
석사는 + 어떤 학문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
박사는 + 어떤 학문에 철학을 가진 사람이라고 한다.
학교 현장에서는
학사=교사
석사=부장
박사=관리자 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저경력 교사들이 미리 승진점수를 관리하는 것을 비판하지 않는다.
나 역시 그러했다. 이왕이면 좋은 게 좋은 거니 그랬다.(뒤에서 까이기도 했겠지...)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러한 과정에서 자신의 교육철학을 정립하고자 수없이 고민해야 한다.
다른 것은 다 포기 하더라도 학생들에게 이것만은 해줘야 한다. 라는 뚜렷한 신념이 있는가?
아마도 그런 교육관이 생기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간과 경험과 고민이 있어야 된다.
현직 관리자분들께 전문직분들께
우리 아이들에게 꼭 이것만은 해줘야하는 게 뭘까요? 라고 여쭤보고 싶다.
물론 그들의 자질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배움의 자세에서 진짜 궁금하다.
다양한 철학을 가진 관리자와 만나 함께 근무하면서
젊은 선생님들은 자신의 교육 철학에 대해 수없이 묻고 고민하고 부딪히고
또 그들이 나중에 그 위치에 가서
후배 선생님들께 교육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때
이상적인 학교 현장이 되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
이 글을 읽는 누군가는 또 이렇게 물으신다면....그러는 당신의 교육관은 무엇입니까?
.......
......
.....
....
...
..
.
아직 모르겠습니다^^
더 고민해보겠습니다!!
연구학교 점수 + 부장점수 + 근평점수 + 일정연수 + 연구대회점수 + 농어촌 점수+ 근속연수점수 를 능가하는
저만의 교육적 가치를 꼭 찾아보겠습니다.
혹시나 먼훗날 제가 저 점수들도 다 채우고 나름의 교육관도 잘 찾아 좋은 관리자가 된다면
그 때 여러분이 한 번 저를 평가해 주세요. (욕을 해주셔도 좋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