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작가가 되다(2) - "글 근육 3대 500 만들기"
교사 작가가 되다(2) - "글 근육 3대 500 만들기"
작가가 되기 위해서 두 가지를 알아야 한다. 첫째는 글을 쓰는 것이고 둘째는 출판을 하는 것이다. 글을 쓴다는 것과 책을 만든다는 것은 엄연히 다른 일이다. 글이 모여 출판이 될 수도 있고 출판을 위해서 글을 쓸 수도 있다. 글을 잘 쓴다고 다 책이 되는 것은 아니다. 책이라고 다 좋은 글이 아닌 것도 사실이다.
글쓰기도 근육이 필요했다. 모든 운동에서 기본은 기초체력이듯이 글쓰기도 기본적인 훈련이 있어야 했다. 글쓰기 강좌를 다니고 글쓰기 책을 산다고 되는 것이 아니었다. 체육을 전공한 자로써 체력과 기술은 엄연히 다른 분야다. 더 진지하게 말하자면 기술보다는 체력이다. 기량이 아무리 뛰어난 격투기 선수도 체급은 무시 못 한다. 그러니 글을 쓰려면 기술이 아닌 체력부터 쌓아야한다.
무작정 쓴다. 머리에 떠오른 모든 생각을 쓰기 시작했다. 장르도 내용도 모두 달랐다. 맞춤법도 엉망이고 나중에 읽었을 때 이해 안 되는 글도 있었다. 사실 써야하는 것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럴 땐 욕이라도 쓴다. 길 가다 가래침을 뱉은 고딩을 보며, "나 때는 말이야"라며 추억을 팔거나, '요즘 아이들은 문제가."라며 논설문을 쓰기도하고, 그 "마치 아메리카 대륙과도 같다"라며 가래침을 묘사를 하기도 했다.
스마트폰을 이용했다. 생각이라는 것이 찰나라 지나가면 의미가 없다.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아니 생각을 했는지 조차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떠오르는 대로 스마트폰 메모장에 적어 내렸다. 녹음기를 사용하는 분도 계신데 민망해서 그러지는 않았다. 내가 봐도 읽을 만한 글은 SNS를 쓰다 결국 블로그로 옮겼다. 세상에는 생각보다 글을 보고 공감하기보다 비판하는 분이 많았다. 물론 이 부분도 나중에는 요긴한 근육으로 쓰였다.
글을 써내려가는 게 어느 순간부터 당연하고 익숙해져간다. '리추얼'이라는 책에서 전 세계의 수많은 작가들이 작품을 만들기 위한 루틴을 보았다. 창작의 징크스들이 생기며 그 안에서 고통과 환희를 느끼고 있었다. '그렇게 까지는 못하겠다.'라고 판단을 한 나는 그냥 생각이 나면 아껴두지 않고 즉석에서 쓰는 연습을 했다. 점점 핸드폰을 사용하는 시간은 늘었지만 의미 없는 시간은 아니었다.
글쓰기가 쉬워졌다. 좋은 글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내 생각 정도는 주저리주저리 써내려갈 수 있었다. 3대500(스쿼트, 데드리프트, 벤치프레스의 중량의 합이 500이라는 헬스매니아들의 용어)은 아니더라도 헬스장에 걸어갈 체력은 만들었다. 그럼 이제 하나씩 배워가면 되는 것이다. 글을 쓰는 법을 알았으니 지금부터는 글을 잘 쓰는 방법을 하나씩 배우기 시작했다.
분명히 말하지만 글을 잘 쓰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완벽한 문장을 만들거나, 여운이 남은 문장을 만들거나, 나만의 문장을 만들거나
여기서 부터는 레벨 업이 아닌 전직의 고민을 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