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아이유!!
아이유 가수의 팬이 된 건 4년 전 부터였다.
물론 그전에도 좋아하는 노래였고
남자들이 빼놓지 않고 좋아하는 가수였겠지만...
팬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건 역시 팬클럽에 가입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어서
3기까지는 시기를 놓쳤지만 4,5,6기 팬클럽은 빠짐 없이 하고 있다.
아니 무슨 아이유 팬클럽씩이나... 라고 주변에서 묻는 사람들이 많다.
뭐 틀린 말은 아니다. 내 주변에서 그런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있어도 숨기는 걸까...
물론 콘서트나 카페에 가면 나 같은 아조씨들도 꽤나 되는 것 같다.
삶에서 힘들었던 어느 시절이 있었다.
눈시울이 나도 모르게 눈물로 차오르고,
쥐고 있던 모든 것들이 손에 힘이 풀려 떨어지려 하고,
나 스스로가 부끄럽고 원망스러웠던 그 날들 속,
날 위로하던 노래가 아이유의 '무릎'이었다.
그 노래 가사 처럼
누군가의 무릎을 베고 누워
머리결을 쓰다듬는 손길을 느끼며
어딘가에 쫓기지 않게 걱정없이
스르르 눈을 감아 쉬고 싶었다.
3분여의 음악이 나의 마음을 잔잔하게 위로해주는 게 난 참 좋았드랬다.
악착같고 억척같던 시간이 지나 어려움이 조금 가시고 나서는
세상에서 '나'라는 게 없어졌던 시절이 찾아왔다.
버티다 못해 그 흔적조차 찾을 수 없게 내가 녹아 내려버렸다.
다시 한번 극복하기 위해서 나란 존재를 찾기 위해서 좋아하는 무엇인가를 찾기 시작했다.
'살려고', '살아보려고...'
내가 좋아하는 맥주를 찾고,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찾고,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찾고...
타인이 좋아하는 것만 관심갖고 살다 잃어버린 것들을 찾아 모았다.
뒤늦게 '아이돌'를 찾았던 것이 아이유였다.
수많은 가수들 중에 그가 내가
가장 매력적인 것은 오래 자주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었다.
의뭉스럽지 않으면서도 강단있어보이는 것이 나쁜 구설수에 빠지지 않아 오래 불 수 있을 것 같고
연기, 예능, 가수등의 다양한 활동들을 보면서 어디서든 자주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음악들이 주는 메세지가 너무 좋았다.
퇴색적이지 않고 가볍지 않으며 자극적이지 않았다.
두고 두고 함께 늙어갈 수 있을 것 같았고, 훗날 아들과 함께 팬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유애나가 되기로 했다.
철없어 보인다는 지탄보다는 시간적,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아저씨 팬이라 난 더 좋다.
쌓여가는 굿즈(사실 별로 쓰지도 않는다. 아깝기도 하고 딱히 필요도 ㅠㅠ 소장용)도 좋고
콘서트나 유튜브등을 통한 소통의 모습도 좋다.
또한 높은 인지도 만큼 꼬이는 일들을 차분히 그리고 현명하게 풀어가는 모습이 너무 멋있다.
최근 콘서트 제목 (love win )일, 악플러 사건, 표절사건 등 진위여부를 떠나서 감정적이지도 무르지도 않는 대처가
더 깊은 팬이 되도록 만든다.
그렇게 나는 누군가의 팬이 되었고
설익은 아이들의 마음을 흉내내며 철부지 덕질을 하고 있다.
눈치를 보던 것도 잠시 이제는 어디서도 떳떳하게 저는 유애나에요 라고 말할 수 있다.
아버지의 나훈아가
어머니의 조용필이
형의 신승훈이
삶의 위로이자 대피공간이 되어 주었던 것 처럼
나도 내 삶의 도피처가 생겼고 가끔씩 나를 찾아 그 곳으로 잠시 숨어든다.
여러분은 누구의 팬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