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아- 26) 욕구 전환
낭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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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8 09:58
떼가 너무 심하게 났을 때.
아이가 자신의 욕구를 감당하지 못할 때.
부모는 그 욕구를 다른 방향으로 바꿔줄 필요가 있다.
욕구 분리
둘째가 자다가 깨서 울었다.
겨울이라 건조한 지 코피가 난 것이다.
아내가 어르고 달래 보지만 두 목소리가 날카로워져 간다.
30분은 더 지난 것 같다.
도저히 안 되겠어서 둘째를 데리고 거실로 갔다.
안 그래도 힘든데 엄마한테서도 떼어냈으니 더 운건 당연하다.
그래도 난 꼭 안은 상태로 말했다.
"아프고 속상한 거 알아.
하지만 눈물 그치고 차분해져야 갈 수 있어."
"엄마한테 갈 거야?" "응!"
"그럼 물 꿀꺽하고 엄마한테 갈까?"
엄마에게서 분리된 것만으로 마음을 정리할 기회는 충분하다.
축소 전환
내가 한 행동은 아이를 문제 상황에서 떼어 놓는 것이다.
마트에서 떼를 쓴다면 밖이나 화장실 등 다른 공간으로 옮긴다.
욕구가 생기는 곳에 두고 욕구가 사라지길 기대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문제를 없애버리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면 안 된다.
즉, 축소 전환을 경계하라는 말이다.
떼를 쓰는 아이에게 사탕과 같은 유인물로 잊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건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임시방편이다.
미뤄놓은 숙제는 더 어려운 문제가 되어 돌아온다.
내가 아이를 달래려고 노력했다면 실패했을 것이다.
아이가 더 좋아하는 엄마도 못한 일이다.
축소 전환이 되지 않는 상황엔 사탕도 달콤하지 않다.
상위 욕구
엄마의 옆에서는 코피가 무서웠다.
아빠의 옆에서는 엄마한테 돌아가고 싶었다.
다시 돌아온 엄마 옆에서는 코피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난 달래지 않았다.
단지 지금 상황을 온전히 너에게 주었다.
무엇이 더 중요한 욕구인지는 아이 스스로 판단한다.
두 딸이 놀다 보면 자주 싸운다.
인형 하나를 놓고 먼저 잡았다고 난리다.
둘 다 자기가 갖겠다는 욕구에 사로잡혀 버린다.
"그렇게 하면 함께 놀 수 없어."
두 돌, 네 돌, 그 어린아이들이 양보를 한다.
혼자 갖는 것보다 함께 노는 것이 더 중요함을 알아간다.
여기 다른 인형도 있다고 슬픔을 넘겨버리고 싶진 않다.
내 목적은 아이의 욕구를 이뤄주는 데 있지 않다.
지금의 욕구를 극복하고 더 높은 욕구로 올라가도록 도와줄 것이다.
사람이고 싶다.
교사이기 이전에 사람이고 싶다.
교사와 학생이기 이전에 사람과 사람이고 싶다.
사람이 사람임을 놓치는 순간을 사랑으로 채우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