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딱한 그림책 읽기] 2. 권터 아저씨에게 택배가 왔어요!
나: 얘들아, 너희들 이 책 본 적 있어?
아이들: 네!
나: 무슨 내용이었어?
아이들: 몰라요.
나: 읽어 봤다면서~
아이들: 네.
'이거 실화냐?' 개콘에 나와야 할 것 같은 그런 대화지만.. 실제 이런 일이 아주 자주 일어나지요.
그런데 이런 아이들이 나쁜 아저씨를 개과천선 시킨다니요.
그런 책이 여기 있습니다.
먼저 세명의 친구가 나옵니다.
어느 날 권터라는 아저씨가 이사를 오지요.
근데 아저씨는 좋은 사람은 아닌가 봐요.
민: 완전 나쁘다! 가서 팍씨!
나: 진짜로 가서 혼내줄 수 있겠어? ㅋ
민: 흠흠.. ^^;
권터 아저씨는 담배꽁초도 막 버리고, 아이들에게 소리도 막 지르고, 부인하고도 시끄럽게 싸워요.
세 친구는 대책을 세웁니다.
물론 제목과 같이 택배를 보내지요.
첫날엔 담배꽁초들과 재떨이를 보내요.
나: 얘들아, 만약 실제로 이렇게 담배꽁초를 모아서 돌려주면 어떻게 될까?
진: 별로 안 좋아할 거 같은데요.
민: 그래도 다 가져가라 그래요!
나: 그렇지. 물론 이 아저씨가 잘 받아서 버린다면 괜찮겠지만..
원래 화도 잘 내고 나쁜 아저씨라면 좀 위험하지 않을까?
아이들: 음...
이후로 권터 아저씨는 아이들의 도움도 받고, 재미있는 물건도 받고 해요.
아저씨는 고민하고 변화하려 하지요.
이 세상이 그림책만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는 책을 비판하고 싶은 게 아니에요.
이튿날, 택배를 받은 아저씨가 아이들의 도움을 받기는커녕, "이놈들!"하고 달려들지나 않을까 두려운 거죠.
아이들의 동심을 알지만, 자기 부모님 담배 피우는 것도 바꾸기 힘든 게 현실인걸요.
운전을 하다 보면 유리창으로 담배꽁초를 그냥 던지고 가는 차들을 봐요.
경적도 울리고 싶고, 화도 내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저 자신을 발견합니다.
못된 아저씨를 아이들이 해결하는 그림책을 보고 전 마음이 아파 글이나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