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서점에서 만나다] #02맥넬리 잭슨 (Mcnally jackson)_에스프레소 한 잔 마실 동안 책 한 권 만듭니다 (…
[뉴욕 서점에서 만나다] #02맥넬리 잭슨 (Mcnally jackson)_에스프레소 한 잔 마실 동안 책 한 권 만듭니다
*[뉴욕 서점에서 만나다] 2017년 여름에 만났던 열 한 군데의 뉴욕 서점을 기록합니다.
소호의 리틀 이탈리아에서 차이나타운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맥널리 잭슨이 있다.
에스프레소 북 머신(Espresso Book Machine)이 있는 서점.
"왜 에스프레소 북 머신인가요?"
궁금해서 서점 직원에게 물었더니
에스프레소 기계에서 커피를 뽑듯 짧은 시간에 자신이 원하는 책을 인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친절하게 대답해줬다.
종이가 들어가고, 인쇄되어 나오고, 다시 옮겨지는 과정을 보고 있자니,
갓 내린 커피처럼 책에서도 신선한 향과 따끈한 온기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에스프레소 북 머신 위는 이렇게 적힌 팻말이 있었다.
“72127 BOOKS PRINTED HERE”
그 동안 이 머신을 통해 인쇄 된 책의 부수를 알려주는 표시였다.
세상에, 이 머신 하나로 7만 권이 넘는 책을 인쇄했다니!
우리가 이 서점에 도착했을 무렵 이 머신은 72128번째 책을 만들어내기 위해 쉴 새 없이 책장을 찍어내고 있었다.
맥널리 잭슨은 문학에 중점을 둔 서점이다.
문학작품을 선정하여 미국을 비롯하여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각 대륙별로 분류해둔 것이 이 서점의 특징이다.
맥넬리 잭슨은 카페의 메뉴에도 문학의 향기가 배어있다.
예를들어 잼이 발라진 토스트에는
“The rule is, jam tomorrow and jam yesterday. but never jam today.”
라는 구절이 적혀있는데, 루이스 캐롤의 책 ‘거울나라의 앨리스’에서 위트있게 인용한 것.
폴란드 작가 브루노 슐츠의 책 ‘악어의 거리’에 나오는 로즈워터와 라즈베리 주스를 팔고있어서 흥미진진했다.
카페의 벽면에는 뜯어진 책의 낱장이 덕지덕지 붙어있는데 점원에게 물어보니 서점의 주인이 쓴 책의 페이지를 모두 뜯어 붙여놓은 것이라 했다.
천정에도 조명과 함께 책이 통째로 꽂혀서 매달려있다.
카페 공간 구석구석까지 그야말로 온통 책의 향연이다.
누구든지 글을 써서 맥넬리 잭슨에 오면, 그 자리에서 디자인, 편집을 거쳐 책을 만들 수 있다.
완성된 책을 원하는 부수 만큼 소량 인쇄해서 옆구리에 끼고 서점 밖을 나설 수 있다.
맥넬리 잭슨은 독자의 의뢰에 따라 ‘단 한 권의 고전’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추억이 담긴 유년의 책을 취향에 맞게 다시 만들어 주기도 한다.
바야흐로 글쓰기의 자유와 평등이 실현되는 시대,
'누구나 에스프레소를 뽑듯 자기만의 책 한 권을 만들 수 있다'는 말을 몸소 실감하고 싶다면
맥넬리 잭슨에서 독자가 직접 책을 찍어가는 광경을 바라보시라.
“커피 한 잔 마시는 동안 내가 원하는 책 한 권 만들어주는 서점이라고?”
에스프레소 북 머신(Espresso Book Machine)이 있는 서점,
누구나 ‘나만의 책’을 만들 수 있는 곳,
여기는 맥널리 잭슨입니다.
*[뉴욕 서점에서 만나다] 2017년 여름에 만났던 열 한 군데의 뉴욕 서점을 기록합니다.
#01 프롤로그_어떤 책공간은 안도감을 준다
#02 맥넬리 잭슨 (Mcnally jackson)_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실 동안 책 한 권을 만듭니다
#03 하우징 웍스 (Housing works)_ 콘돔 권하는 서재
#04 스트랜드 (Strands)_ 언니들이 간다
#05 아이들 와일드 (Idle wild)_ 서점이라는 간이공항
#06 포스트맨 북스 (Postman books)_ 첼시에서 만난 대담한 그림책
#07 반스 앤 노블스 (Barnes & nobles)_ 당신이 스타벅스에 가는 이유
#08 아마존 북스 (Amazon books)_ 온라인 데이터는 나의 힘
#09 파워 하우스 (Power house)_ DUMBO에서의 북런칭
#10 키노쿠니야 (Kinokuniya)_ 편견에 관하여
#11 북스 오브 원더 (Books of wonder)_ 유년의 방
#12 프린티드 매터 (Printed matter)_ 대만의 예술가 리우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