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해도 괜찮아.'
국어사전에서 ‘실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실수(失手) ; 조심하지 아니하여 잘못함. 또는 그런 행위’
하지만 학생들 혹은 자녀가 ‘실수’를 했을 때, 사전의 어휘풀이는 아쉽다고 생각될 때가 많다.
우리는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진짜 실수’는 실수했을 때의 대처 방법 혹은 유사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의 어떻게 행동할 지에 대해 깨우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수는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일어나기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실수를 한 다음에 어떻게 행동하는 가이다.”
-루돌프 드라이커스
학급긍정훈육법(PDC, Positive Disipline in the Classroom)에서 ‘공부하면 넓어지고 성찰하면 깊어지며 연습하면 강해지고 실천하면 이뤄지며 가르치면 밝아지고 나누면서 상장한다.’고 말하고 있다. 비단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에서만 그렇겠는가? 사실 학급긍정훈육법(PDC)의 출발은 긍정의 훈육(PD)에 있다. 즉,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에도 해당이 된다는 의미이다.
쌓아놓은 블록이 쓰러져버렸을 때, 마시던 물 컵을 넘어뜨려 물이 쏟아졌을 때, 팬티에 실수를 했을 때, 물감놀이를 하다가 거실 바닥에 묻혔을 때 등... 또지와 함께 한 수많은 순간마다 엄마로서 해준 말은 단 하나였다.
“실수해도 괜찮아. 그럴 수 있어.”
‘긍정의 훈육(Positive Disipline)’에서는 ‘실수는 배움의 기회’라고 말한다. 실수를 두려워하거나 실수로부터 완벽한 사람이 되기 위함이 아니라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한 인생 기술을 알려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신랑이 또지에게 주기 위해 과자 봉지를 뜯던 중 힘조절에 실패해 봉지가 펑 터졌다. 과자들은 바닥으로 흩어졌고 신랑과 나는 당황한 눈빛을 교환했고,
“아이고, 아버지가 실수 했네. 딸래미, 미안해!”
라고 신랑이 말하는 순간 또지의 경쾌한 답변이 돌아왔다.
“실수해도 괜찮아.”
흩어진 과자에 울고불고 담아달라고 할 것 같았던 예상을 완전히 뒤엎는 한 마디였다. 어쩌면 아이로서 하기 힘든 말을, 가지기 어려운 마음을 보여줌에 우리는 마음이 뭉클해질 수밖에 없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실수에 미련을 갖고, 이미 벌어진 일의 원인을 찾으려는 의미 없는 행동에 몰입하는 성향이 강했고, 성인이 된 이후로 이를 고치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나의 아이만큼은 그러지 않기를, 과거보다는 미래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래왔다. 아이의 한마디 말로 인해 변화하고 싶어 노력해왔던 나 자신이 깊은 위로와 격려를 받은 것 같아서 눈물이 핑 돌았다. 단순히 책에서만 읽었거나 머리로만 생각해오던 것 이상의 큰 힘을 보여주는 아이에게 참으로 고마웠다.
모든 사람은 실수할 수 있다.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압박하거나 실수를 숨기기 위해 아이 스스로 고립되는 것은 성장을 위해 지양했으면 한다. 오히려 실수를 인정하고 책임을 지는 과정을 통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하나의 경험으로서 받아들일 수 있는 우리가 되길 바란다.
나 역시 오늘도 실수를 통해 깨닫고, 반성을 통해 배우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