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좋게(?) 된 이야기. 업무전담팀 입성기4
3월에 겪은 많은 좋게(?) 된 일 중에서 몇 가지만 골라봤다.
1학년은 로또
우리 1학년 부장은 개학 2일차부터 목이 나가있었다. 3월 한달 내내 그랬던 것 같다. 이유는 1학년 VIP로또에 당첨되어서. 하필 그 반에 학년 초반에 적응 못하는 녀석들이 많았다.(현재 1학년 부장님의 목소리는 돌아왔다.) "1학년 부장님 힘들겠네"라고 서로 얘기하던 중 돌봄교실 1학년 반에서 연락이 왔다. 급하다면서 빨리 와달라는 거였다.(그것도 교감선생님께 전화를 하셨다. ^^;) 바로 출동~. 가보니 웬 아이 하나가(‘모모’로 칭하겠다.) 책장에서 책을 다 빼서 바닥에 널어놓고는 애들쪽으로 책을 던지고 있었다. 진정시키려고 말을 걸어보지만 요지부동. “제가 할께요.”하면서 내가 나섰다. 일단 아이들쪽으로 못던지게 몸으로 막고 웃으며 책을 주었다. “자, 던져~!” 모모는 주저없이 책을 던졌다. 물론 아이들쪽을 막고 있어서 없는 쪽으로 던지게 되었다. 계속 책을 주면서 던지라고 했고 모모는 계속 던져댔다. 그러면서 난 한마디를 했다. (웃으면서 상냥하게) “던진거 니가 다 치울거야.” 그 말에 모모는 “아니야”를 외치면서 던지려다 만다. ‘이 녀석 봐라.’ 하는 마음에 또 책을 주었는데 이젠 안던지다.(결국 재정신이었던거다.) 그렇게 한 30분 있다가 철수를 했고, 나중에 모모의 보호자분이 학교에서 그런것도 해결 못하냐며 왔다가 미안하다며 책을 다 치웠다는 후문을 들었다.(모모도 알고보니 1학년 부장님 반이었다...ㅋ)
전화번호 공유하기
급하게 선생님들께 설문을 할 일이 생겼다. 그런데 이게 퇴근 직전. 그래서, 학교에서 가입한 문자전송홈피에서 문자를 보냈는데 이상하게 나에게 문자가 안오는거다.(확인차 나에게도 문자를 보냈다.)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 문자를 확인하는데 –연구부장입니다.-로 시작하는 문자가 보이는데 보낸 사람은 학교 전화번호가 아니고 우리학교 선생님이다. 확인해보니 그 선생님이 내가 보내기 전에 이 문자전송홈피를 쓰고는 발신번호로 자기전화번호를 남기고는 그냥 종료했던 것. 나도 발신번호를 확인 안하고 보내는 바람에 졸지에 전 교사들이 이 선생님의 전화번호를 알게 되는 상황이 되버렸다. 그 선생님께 내 물건을 빌려드리는 걸로 일단 마무리.
관심꾸러기 꼬꼬마
듀얼모니터와 눈싸움을 벌이며 공문을 처리하던 3월 어느 날. 갑자기 1학년 부장님이 도와달란다. 역시나 그 반 녀석이 하도 소리를 질러서 좀 봐달라는 거였다. 바로 출동~. 1학년 복도쪽으로 갈수록 괴성이 커졌고, 이내 한 녀석이 복도 벽에 붙어서서 소리를 지르는 걸 봤다. 1학년 부장님과 함께. 이 분이 상습적으로 이래서 수업이 힘드니 어디 안가게 여기서 봐달라는 부탁에 그러겠다고 하고는 긴 수련이 시작되었다. 한 5분을 계속 소리를 지르고 쿵쿵거리고 혼자 계속 화를 내서 ‘뭐라고 할까?’하다가 일단 관찰을 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이 녀석이 사람이 안보이면 미묘하지만 소리가 작아지고, 사람이 지나가거나 관심을 보이면 소리가 커졌다. ‘오호, 관심꾸러기네.’라고 판단하고는 “니가 계속 이러면 교실에 가지 못할 거야. 그냥 나랑 여기 서있으면 돼.“라고 말하고 계속 지켜봤다. 소리가 크니 기웃거리는 사람도 많았다. 선생님들, 아이들, 심지어 청소하는 여사님까지. 많은 분들에게 무시하시라고 조용히 말씀드리고, 그냥 계속 소리지르는 것만 바라봤다. 득음을 위한 몸부림은 아닌지라 힘들었는지 점점 소리가 작아졌고, 장장 40분간을 소리를 지르다가 다시 교실에서 나온 1학년 부장님과 딜(?)을 잘 하고는 교실로 들어갔다. 아, 내 공문처리시간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