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읍시다] 교사가 뭐예요? <교사가 말하는 교사 교사가 꿈꾸는 교사>
오늘 아들과 같이 시립도서관에 갔다가 좋은 책을 한 권 발견했습니다.
권재원 선생님의 교사가 말하는 교사, 교사가 꿈꾸는 교사입니다.
이 책은 아직 교사가 되지 않은 예비 선생님들에게 보내는 편지라고 하지만,
왜 이제 읽었는지 모르겠을 정도로 조금 더 빨리 보았다면...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내용요약을 하기에는 너무 좋은 글들이 많아서 특별히 요약할 자신은 없네요.
단 한가지 스승이 된다는 것은 내가 하고 싶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이 나를 보며 성장해 나갈 때 가능하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교사는 스승이 되려고 바둥거릴 필요가 없다는 것은 꼭 기억하도록 하겠습니다.
솔직히 고백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저는 수능이 끝날 때 까지 교대라는 것이 있는줄 몰랐네요.
수능이 끝나고 나서 아버지께서 "너 수능 성적으로 서울대 갈 수 있니? 아니면 법대 갈수 있니?"라고 말씀하시고
당연히 안된다고 하니 "교대가라."라고 해서
"교대가 뭐하는데예요?"라고 대답을 하면서 교대라는 것이 있는지 알았습니다.
당연히 대학교 4년동안 선생님이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당시는 많이 고민해 봤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군대에 제대하고 교사가 되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나는 수업을 참 잘하는 사람이야.라는 이상한 자신감과 함께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고 그냥 저냥 살았었습니다.
그러다가 내 인생의 가장 큰 좌절을 교실에서 겪고 난 후 주변을 돌아보았는데 신기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우리반 담임하느라 힘들겠다라고 말하는 선생님은 있어도
우리반 교실과 나의 수업에 관심을 가져주는 선생님은 한분도 안계시더군요.
그리고 그 말을 하기에 앞서 나 자신도 옆반이 무엇을 하는지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았었습니다.
이런 상태라는 것을 깨닫게 되자 나 스스로가 '우물안 개구리'였다는 것을 알게 되더군요.
내 목표가 조금씩 바뀐 것은 그때부터였습니다.
그전에는 잘나가는 교사가 되는 것이 목표였다면
지금은 '교사가 취미인 사람'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교실이 취미가 되고, 수업이 취미가 되면 그만큼 관심도 많이 생길것이고
그리고 그러다보면 동호회처럼 같이 교실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을 만나면서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하는 그런 소박한 생각이었습니다.
신기하게도 그렇게 몇년 살다보니 교실이 취미인 사람들과도 만나고
하루 하루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것이 재미가 있네요.
그런데 그렇게 사는 삶이 행복하다는 것이 이 책에 딱 씌여져 있네요.
그래서 나와 같은 사람이 또 있었구나 하고 참으로 동질감을 많이 느꼈습니다.
저보다 십년은 선배님이신데 이렇게 묻어가도 될지 모르겠지만요.
쉬운길을 갈 것이냐 재미있는 길을 갈 것이냐를 고민하다가
쉬운 길을 가다보면 반드시 교실에서 아이들이 교실을 어렵게 만드는 것을 경험 할 수 있고
그것이 아니면 교실 밖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하지만 하루중 가장 오랜시간을 교실에서 있으므로 점점 행복해지지 않게 된다는 것.
그렇지만 재미있는 길을 만든다면 하루 하루가 행복해 질수가 있다는 것
이것을 참 저는 늦게야 알았습니다. 조금 더 빨리 알았으면 미안할 아이들은 안만들었을텐데 말이죠.
그래서 적어도 내가 여기 왜 있는지 모르겠다 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한번은 꼭 읽어보기를 추천드립니다.
특별하게 가르쳐주는 것은 없는데 마음이 울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