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운교실15화] 영화 매체의 특성, 언제 다루면 좋을까요?
황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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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31 23:41
얼마전 시청자미디어재단 주관 미디어리터러시교육사례를 공유하는 웨비나에서 '영화매체와 교육과정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게 되었는데, 한 선생님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영화읽기 수업 전 영화교육 자체가 선행되어야 하는건 아닌지 궁금합니다
"영화읽기 수업 전 영화교육 자체가 선행되어야 하는건 아닌지 궁금합니다."
아마 질문을 하셨던 선생님께서는 '영화교육'이라는 용어 안에 영화 매체의 특성이라는 의미를 포함시킨 것 같습니다. 영화 매체의 특성... 과연 언제 다루면 좋을까요? 영화읽기 수업 전에 한 번씩 다뤄야 할까요? 영화읽기 수업을 하셨던 선생님들께서는 다들 이 부분에 대해서 한 번쯤 고민해 보셨을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저의 생각을 한 번 담아보고자 합니다.
영화가 어떤 특성을 지닌 매체인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먼저 우리 주변의 다양한 매체들에 대해 이야기해봅니다. 인터넷 방송, CF, 뮤직비디오, 드라마, 웹툰 등 우리 주변엔 쉽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영상들이 있습니다. 이런 영상들은 각각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각각의 특징을 살펴보고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아본다면 영화 매체의 특성에 대해 알 수 있습니다. 4학년 2학기 1단원 <이어질 내용을 상상해요> 단원에서 처음으로 영화 감상하는 방법을 다룬 후 5학년 2학기 5단원 <여러가지 매체자료>에서 다양한 매체들의 특성을 함께 다룹니다. 또한 6학년 1학기 6단원 <내용을 추론해요> 에서 영상 광고의 특성을 다루기도 하고, 6학년 2학기 4단원 <효과적으로 발표해요> 에서 주제에 맞는 매체 자료를 찾는 활동이 나옵니다.
때로는 소설이나 만화, 웹툰이 영화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통해 영화 매체 특성에 대해 알 수도 있습니다. 국어 시간에 주로 다루고, 대표적으로 6학년 1학기 2단원 <이야기를 간추려요> 에서 애니메이션 <소나기>와 소설 <소나기>를 다루며 이야기 매체의 특징에 대해 다룹니다. 이 단원에서는 이야기의 구조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지요.
[4국05-01] 시각이나 청각 등 감각적 표현에 주목하며 작품을 감상한다.
[4국05-02] 인물, 사건, 배경에 주목하며 작품을 이해한다.
[6국02-05] 매체에 따른 다양한 읽기 방법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적용하여 읽는다.
[6국02-01] 읽기는 배경 지식을 활용하여 의미를 구성하는 과정임을 이해하고 글을 읽는다.
[6국02-05] 매체에 따른 다양한 읽기 방법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적용하여 읽는다.
사실 영화는 여러 이미지로 구성 되어있는 매체입니다. 영화가 움직이는 원리는 초등 미술 교과에서 다루고 있어요. 또한 카메라의 높이 즉 로우 앵글, 하이 앵글, 그리고 카메라의 위치 거리 에 따라 우리에게 주는 이미지가 다르다는 사실도 미술 교과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직접 체험해보도록 합니다. 미술은 국정교과서가 아니어서 성취기준으로 이야기를 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6미01-03] 이미지가 나타내는 의미를 찾을 수 있다.
[6미01-04] 이미지를 활용하여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전달할 수 있다.
또 영화음악에 대해서는 음악 교과에서도 일부 다루고 있어요. 영화에서 음악이 어떻게 쓰이는지 다루고 있으며, 상황에 맞는 소리가 어떤 분위기를 가져오는지에 대해서도 배웁니다.
[6음01-05] 이야기의 장면이나 상황을 음악으로 표현한다.
[6음03-02] 음악이 심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발표한다.
그밖에 저작권, 초상권 등 저작윤리에 대해서는 실과 교과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국어 교과에서도 다루고 있죠.
[6실05-05] 사이버 중독 예방, 개인 정보 보호 및 지식 재산 보호의 의미를 알고 생활 속에서 실천한다.
그리고 영화매체의 특성을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영화 제작도 해봐야겠죠? 영화 제작 부분은 6학년 2학기 8단원 <작품으로 경험하기>에서 다루고 있어요. 특히 7~8차시에서는 경험한 내용을 영화로 만드는 활동이 제시되었는데, 영화를 만드는 방법과 차례 알기, 영화 자료 수집하기, 영화 만들기, 영화 발표하기 순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활동을 2차시 내에 하도록... 다소 빡빡하게 구성 되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6미01-04] 이미지를 활용하여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전달할 수 있다.
[6음03-05] 이야기의 장면이나 상황을 음악으로 표현한다.
[6국01-05] 매체 자료를 활용하여 내용을 효과적으로 발표한다.
[6국03-06] 독자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글을 쓰는 태도를 지닌다.
[6국05-03] 비유적 표현의 특성과 효과를 살려 생각과 느낌을 다양하게 표현한다.
이 모든것들이 영화 읽기 수업 전 선행이 될 수 있을까요?
교육과정은 나름의 발달단계에 맞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의 요소들이 한 교과에서만 다루고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교과에 걸쳐 관련 요소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국어 교과가 영화 매체를 다루기 위해 존재하는 교과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렇기에 영화 읽기 수업은 필연적으로 교과 통합적인 성격을 지닙니다. 이는 교과 간 통합 수업의 가능성을 암시하기도 하는 지점입니다.
정리하자면, 영화 읽기 수업을 위해 반드시 영화 읽기 전에 영화 매체의 특성을 모두 다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교육과정에 맞게, 그리고 경우에 따라 필요하다면 그 부분에 대해 먼저 다룰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한 학기 한 권 읽기에서 학생들이 책에 흥미를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듯, 영화 읽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매체의 특성에 대해 알기 위한 성취기준이 주로 5~6학년 군에 배치되었다고 하더라도, 학생들이 먼저 영화 매체에 흥미를 느끼고, 영화를 즐겁게 읽어나가며 그 특성에 대해 차근차근 알아갔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