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운교실11화] <주먹왕랄프2> 좋은 유튜브 컨텐츠를 판별하는 기준 찾기
바야흐로 유튜브 시대에 모두가 살고 있습니다. Z세대(1995년 이후 태어난 19세 미만의 청소년)에 해당하는 오늘날의 학생들은 거의 모든 정보를 포털사이트가 아닌 유튜브에서 검색하여 수집할 만큼, 유튜브는 한 시대의 산물이 되었습니다.
1인 미디어 시대에 접어든 현재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를 활용하여 영상을 만들어 올립니다. 여러 가지 지식과 새로운 소식들이 담겨 있는 영상, 하고 싶은 말들이 담긴 영상, 자신의 일상을 담은 영상, 또한 사람들이 즐길만한 오락거리들이 담긴 영상 등 그 형태는 매우 다양합니다. 따라서 과거에 비해 우리가 접하는 정보의 양이 훨씬 더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유튜브에는 유익한 영상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가짜 정보가 담긴 영상, 특정 누군가를 비난하는 영상, 음란 영상, 혐오 영상 등 유해한 영상들 또한 범람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정보를 무분별하게 수용하며 재생산해 냅니다. <주먹왕랄프2>는 유튜브에서 발생하고 있는 여러 가지 상황들을 잘 담아낸 영화입니다.
랄프와 바넬로피는 슈가러쉬라는 게임이 버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인터넷 경매 사이트 E-bay를 찾아갑니다. 누군가가 그 해당 부품을 구매하려고 하고, 경쟁 끝에 부품 값을 높은 가격에 제시하여 낙찰됩니다. (경매 시스템을 몰랐던 랄프와 바넬로피...) 하지만 이를 충당할 돈이 없자, 랄프는 인터넷에선 도둑질보다 돈 벌기 좋은 방법들이 많이 있다는 말을 듣게 되고, 결국 Buzzztube(유튜브로 표상되는 동영상 공유 플랫폼)에 본인의 자극적인 영상을 올리게 됩니다. 랄프의 영상은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합니다.
영화에서는 다음과 같은 대사가 나옵니다.
‘좋아요’가 돈이란다. 시청 횟수가 바로 돈으로 바뀐다고!
Buzzztube 사이트 담당자의 조언에 따라 랄프는 먹방부터 시작해서 뷰티 동영상, 강의 동영상 등을 올려 헤비 업로더가 됩니다.
<주먹왕랄프2>는 이미 초래된 유튜브 세상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 유튜브 영상을 만들어 업로드하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어린 학생들도 이러한 대열에 참여합니다. 누구나 자신이 만들어 올린 영상에 ‘좋아요가 많이 달린다면 참 기분이 좋을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더 많은 누군가로부터 주목을 받기 위해 (혹은 광고 수익을 얻기 위해) 자극적인 영상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누구나 그러한 영상을 만들어 올린다면 어떤 일이 발생하게 될까요?
저는 아이들과 좋은 유튜브 컨텐츠를 판별하는 기준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싶었습니다. 학생들이 좋은 컨텐츠를 구분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르고, 좋은 컨텐츠를 보다 더 많이 소비하게 된다면, 그만큼 좋은 컨텐츠들이 노출이 되어 더 많은 사람들이 좋은 컨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좋은 컨텐츠들이 많이 소비되고 재생산될 때 우리 사회는 보다 더 건강해질 수 있고 한 단계 더 나은 사회로 도약할 수 있지 않을까요.
개정된 2015 국어교과서는 아이들에게 올바르게 미디어 정보를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기 위한 여러 활동을 다룹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교육과정에 근거한 교과서가 2~3년동안 개발되는 동안 사회는 더욱더 빨리 변하고 있어 그 추세를 따라오기 힘든 실정입니다. 아이들은 유튜브를 통해 자극적인 영상과 가짜 뉴스의 홍수로부터 헤매고 있는데, 국어 교과서에서는 허위, 과장 광고를 구별해 내는 활동을 하는데 머무르고 있습니다. 따라서 교사가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안목을 갖추고 교육과정을 재구성을 하여 지도를 해야 합니다.
유튜브는 더 이상 거부할 수 없는 이미 다가온 세상의 산물입니다. 유튜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생각을 공유하는 수업을 보다 폭넓게 하고자 하였습니다. 본 차시는 국어 6-2 나 6단원 '정보와 표현 판단하기' 차시를 재구성하여 진행하였습니다.
(학생들과는 <주먹왕랄프2>를 유튜브에 관한 장면에 한해 일부 감상하였습니다.)
1. 부모님과 함께 유튜브 채널 감상하기 숙제
아이들은 주로 어떤 채널을 즐겨볼까요?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을 부모님과 함께 감상한 후, 장단점을 각각 3가지씩 찾아오는 숙제를 내주었습니다.
2. 본인이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의 장점과 단점 3가지씩 포스트잇에 적어 제출하도록 합니다.
3. 비슷한 의견끼리 유목화합니다. 아이들에게 차례로 감상하도록 합니다.
본인이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의 장점과 단점을 포스트잇에 적어 칠판에 붙여보고, 비슷한 의견끼리 유목화를 합니다. 본인의 의견과 친구들의 의견의 공통점과 차이점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봅니다.
4. 그 후 좋은 유튜브 방송의 기준을 아이들과 함께 찾습니다.
좋은 유튜브 방송의 기준을 교사가 일방적으로 전달한다면 아이들에게 크게 와 닿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함께 그 기준에 대해 고민하며 함께 논의해 나간다면 아이들은 그 기준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이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의 장점들을 통해 어떤 유튜브 채널이 좋은 방송인지 귀납적으로 추론해 봅니다. 마찬가지로 유튜브 채널의 단점들을 통해 이러한 채널이 좋지 않은 방송이구나 하는 나름의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좋은 유튜브 방송의 기준을 함께 찾은 후, 자신이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은 이 기준에 몇 개 해당하는지 세어보도록 합니다.
5. 시청자 차원에서 좋은 유튜브 방송을 분별하여야 하는 이유 찾기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좋은 유튜브 방송을 분별하여 감상해야 할까요?
학생들은 골똘히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쉽사리 이야기하지 못합니다. 저는 유튜브 특성에 대해 이야기함으로써 실마리를 던져주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유튜브에 접속할 때 어떤 영상들이 가장 먼저 보이나요?
아이들은 본인이 자주 찾아보는 영상과 비슷한 영상이 가장 먼저 뜬다고 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많이 본 영상도 많이 보인다고 하였습니다. 아이들은 그제서야 왜 좋은 유튜브 방송을 우리가 봐야하는지 짐작하였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유튜브 방송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노출이 많이 됩니다. 자극적인 영상, 혹은 욕설이 난무하거나 과격한 영상 등을 무분별하게 시청할수록 관련 콘텐츠가 더 많이 노출되고, 유튜브 채널의 악순환을 가져오게 됩니다. 이를 위해 국가적 차원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시청자의 비판적 사고력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차츰차츰 좋은 유튜브 방송을 분별하여 찾아볼다면 다른 사람들 또한 좋은 유튜브 방송을 찾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세상에서 더 이상 유튜브나 기타 SNS를 하지 말라는 교육은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아이와 함께 유튜브 채널을 감상해보고, 함께 생각을 공유하는 수업을 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