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단원] 아이들은 의외로 알뜰하다
진지하게 용돈기입장 적기... 내 용돈기입장은 못 적어도 이건 쉽다
1. 용돈교육 part
사실 합리적인 소비, 필요와 욕구, 용돈기입장... 하면 뭔가 아이들이 관심없지 않을까? 하는 마음의 벽이 있다.
사회과 교과에 걸맞게 아이들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개념 내용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개념을 칭하는 <언어단어> 자체가 어렵다. 하지만 우리가 언어에 익숙해지면 그 개념을 받아들이듯, 아이들도 이번 차시동안 반복해서 말하는
합리적인 소비, 용돈, 용돈기입장, 수입, 지출, 필요, 욕구, 희소성에 대해서 인식할 수 있었다!
아이들에게 저금은 지출이 아니라 <수입>으로 생각하는 오개념이 있었다.
* 수입과 지출은 온전히 '내 지갑/주머니의 돈'에서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해주었다.
내 주머니 돈이 늘면 수입, 줄면 지출!
'학생'도 일종의 직업으로 쳐서, 경제공책 미션을 완료하면 '일을 했다'로 친다.
일을 성실히(?)하여 잘 적어내고, 오늘 배운 개념 퀴즈를 맞추면 100봉(하루의 기본임금) 획득!!!
특히 필요와 욕구를 구분하는 것을 아이들이 의외로 좋아했다.
예시로 제니가 산 샤넬백이 300만원, 나이키 가방이 10만원, 환경을 생각하는 에코백이 5000원일 때 무엇을 선택할래? 라고 이야기했는데, 명환이가 <샤넬백이 300만원인건 넘 싼거니까 당연히 그걸 선택해야되는데요??>라고 답했다.
꼭 필요한 것이 아니더라도, 샤넬백을 300만원에 팔면 굉장한 득템이었던 것이다...!
이제는 무조건 싼 것이나 내 취향을 고려하지 않았고서 가성비가 좋은 것만을 선택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나의 선택기준에 맞추어, 취향과 가격, 내구성까지 고려해서 물건을 선택해 본다.
생각 주절주절
이번 단원을 진행하면서, 개념교육도 적절한 수준으로 제시되었을 때 아이들이 재미있어한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또한 그 내용이 현실과의 관계성이 높을 수록 더 명확하게 이해를 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프로젝트는 누적된 삶의 경험을 좀 더 자세히 관찰하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시간을 좀 더 들여서 <용돈교육>을 직접 자기 삶에서 시켰으면 훨씬 더 좋았을 것 같은데... 그럼에도 학습지 구성과 영상내용이 적절해서 흥미를 가지고 수업에 임했다.
(+잡소리) 올해 학생들과는 4월부터 '코로나 시대에 적응하기'에 너무 급급해서 심리적인 여유가 없어 교육이 어려웠다. 세상에는 왜이렇게 필요하면서 중요한게 많은거야?! 풍선효과처럼 문해력이 부족해서 문해력을 따르다보면 수학이 부족하고... 수학이 부족하다보면 경제교육이 심각하고...!
2. 소비교육 part
소비교육 부분에서 특히 초점을 맞춘 것은 '돈만들기', '서비스 경매', '소비 개념' 설명 부분이다. 학교 일정에 맞추어 수업을 해야해서 앞선 부동산활동은 11월에 활동하기로 한다.
지난 후기에서 적었듯 경제단원을 도입하기 전에 '돈만들기'를 미리 해두었고, 우리 학년만의 100봉, 500봉, 1000봉이 생겼다. 최저생계비 500봉을 먼저 받고 시작했다. 매일 100봉씩 기본임금으로 지급받고 있고, 일주일에 100봉을 세금으로 내고 있다. 어느정도 돈이 있어야 다음주에 실행할 <사업(생산과 소비)> 활동에서 소비활동이 일어날 것 같아서 선생님들과 함께 하루 1500봉의 추가 지원을 협의했다.
우리 반의 경우 칭찬의 값으로 돈을 쓰는 것이 조심스러워서(돈을 긍적강화물로 쓰면 돈에 대한 오개념이 생긴다.) 교사가 뿌릴 수 있는 돈을 직업임금으로 정했다.
우리가 만든 학습지의 <서비스 경매> 부분을 교육한 후, 우리반에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들을 우리반 직업으로 만들기로 하고 학급회의를 열었다. 아이들이 아이디어낸 직업들을 쭉~ 적어보았다.
그리고 그 중에서 내가 하고 싶은 직업을 2가지, 원하는 임금 수준을 조사했다.
그렇게 결론적으로 만든! 우리반의 직업들! 기본적으로 모두 '서비스직'이다.
아이들이 원하는 직업(아이디어)와 교사로서 교실을 운영할 때 필요한 직업들을 적절히 섞어서 만들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이력서를 뿌리자, "하- 이게 자본주의의 세계구나!"하고 아이들이 탄식했다. 하지만 동시에 내가 일을 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그렇게 과제를 준 후 모든 아이들의 이력서를 분류했다.
당연히 간식판매원이 경쟁률이 높았다.
의외로 화가와 청소원을 신청한 학생들이 많이 보인다.
경쟁률이 1인 경우는 바로 직업을 갖게 된다.
아... 얼마나 구구절절한 사연들이 즐비하는가! 7살때의 기억까지 털어가며 꾸깃꾸깃 이력서를 제출했다.
직업보다 훨씩 고스펙의 아이들이 보이기도 한다.
어린이들의 스펙들이 후덜덜하다. 사실상 나보다 열심히 사는 애들이다.
직업활동은 이번주에 하는 창업(생산+소비)활동이 끝나면 재개하기로 하고, 11월부터 시작!
생각 주절주절
창업단계까지 선생님들의 만족도는 100% (물어봐도 좋다고 하니 그냥 그렇게 짐작)!
일단 어린이들은 그냥 경제생활에 푹 빠졌다. 하루종일 '봉'이야기나 '사업'이야기나 '뭐 사야지' 이야기다.
이런 흥미가 고맙기도 하면서 동시에 조금 불안한 까닭은 그 모든 과정이 완벽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일단 반 정리가 전혀 안된다. 아이들이 만들다 덜 만든 생산품들이 곳곳에 쌓여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모든 아이들이 참여를 하고 있다! 이 정리하고 싶고 가르치고 싶은 불안함을 견뎌야(?) 아이들에게 정말 유의미한 활동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내가 안전불감증...이라 그런건지 아니면 그냥 즐거운 우리반 아이들 성향 때문인지
지금 활동이 코로나시대에 걸맞게(정숙하고 사회적거리를 유지하며) 활동되지가 않는다ㅠㅠㅠㅠㅠ
약간 걱정되기는 하면서도 딱히 막지는 않았다. 개인적으로 앉아서 열심히 몰두하게 하는 방법을 내가 잘 모르기 때문이다. 자꾸 모둠원끼리 모여서 사업이야기를 해버린다.
3. 경제일기 p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