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활동, 뭘하지?]배움의 공동체, 하브루타, 협동학습, 거꾸로 교실? 난 뭘 하지?
열린교육,
개별화 학습,
협동학습,
배움의 공동체,
하브루타,
그리고 요즘 핫한 거꾸로 교실까지.
학교에는 시기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수업방법'이 들어오고 유행한다.
때로는 하나의 고정된 '수업모형'으로,
때로는 수업의 전반을 가로지르는 철학으로...
이런 다양한 수업에 대한 논의들은 우리네 학교 교육, 수업 시간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주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많은 교사들이 조금 있으면 사라져버릴 한 때의 유행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실제로 그러기도 했다.
필자가 초등교사가 되기 위해 초등교육과에 재학중일 때 유행하던 열린 교육,
갓 초등교사가 되어 현장에 발을 내딛었을 때 유행하던 개별화 학습은
지금은 어느 곳에서도 이야기하지 않는, 그런 과거의 '스타일'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테다.
한국의 현실에 맞지 않는 외국의 이론과 방법을 무턱대고 들여왔거나,
그 본질적인 철학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방법에만 집중했거나 등등.
이유야 어쨌든,
많은 수업방법과 철학이 존재했고 사라져버린 현실 속에서
교사들이 '이 또한 지나가리라...' 라는 의식을 가지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테다.
그러다보니 교실 수업의 실제 장면은 과거의 것과 크게 달라진 점 없이,
이름과 껍질만 바꿔입는 경우도 참 많다.
독일의 교육학자 마이어는 이렇게 말한다.
효과적인 수업은 개성적인 얼굴을 가지고 있다.
이 말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는 필자의 짧은 지식으로 알 수 없지만,
어쩌면, 어떤 하나의 고정된 형식과 틀, 방법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교실 수업의 장면 장면마다 교사의 반성적 성찰을 바탕으로 하여
가장 효과적인 수업 전략이 사용되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닐까?
우리나라의 교육학자, 이혁규 교수는 <한국의 교육생태계>라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토 마나부의 주장은 사실 구체적인 지침과 추상적인 원리 모두를 내포하고 있다. 그런데 그의 주장을 구체적인 지침으로만 받아들이면 모든 수업을 맥락과 관계없이 획일화시키는 우를 범하게 된다. 예컨대, 수업의 주제나 내용과 관계없이 모든 교실 수업에 모둠 학습을 도입하라는 식으로 흘러갈 위험성이 있다. (중략)
추상적 원리는 군사 용어로 표현해보자면 전쟁 전체의 방향을 정하는 전략이다. 개별 전투라고 할 수 있는 한 시간 한 시간의 수업은 이 전략 내에서 훨씬 다양하고 풍부하게 변형될 수 있다. 그런 다양한 수업을 적절하게 구사할 수 있는 힘이 교사의 전문성이다. (p.161)
지금 교사들에게 필요한 것은 거꾸로 교실의 방법도, 하브루타도, 배움의 공동체도 아니다.
이런 논의가 필요없다는 뜻이 아니다.
거꾸로 교실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하브루타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배움의 공동체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교실과 그 교사의 수업이 '뒤떨어졌다'거나, '의미없다'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거꾸로 교실, 하브루타, 배움의 공동체 몰라도 된다.
다만, 그 교사가 더 나은 수업과 교육을 고민하고 있다면,
한 시간 한 시간의 수업이 더 효과적일 수 있도록 만드는 수업활동과 전략이 풍부하다면,
어떤 특정한 '흐름'과 '모델'을 쫓아가지 않아도,
그 모델을 전면에 내세우지 못하더라도 충분하다는 뜻이다.
현장의 교사들이 고민해야 할 부분은
외국의 학자들이 연구해온 어떤 큰 흐름의 수업모델, 교육철학에 내 수업을 끼워맞추는 게 아니다.
개별 수업의 목표를 더 잘 달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다양한 방법과 전략,
그리고 그 방법과 전략이 얼마나 효과적인지에 대한 반성적 성찰과 실천이 필요하다.
이 수업이 어떤 모델인지,
배움의 공동체에 적절한지,
하브루타를 썼는지,
거꾸로 교실이라고 할 수 있는지의 추상적 논의를 넘어서면 좋겠다.
물론, 철학과 모델이 우리의 방향성을 잡아줄 수 있다는 점에서 무의미하지는 않다.
그러나 그 안에 매몰되어 모든 수업을 '그 방법대로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렇기에, 이번 시즌에서는
매 차시의 수업 장면에서 작게작게 쓸 수 있는 다양한 수업활동 전략을 나눠볼까 한다.
모쪼록, 많은 선생님들께서 각자의 수업활동 전략을 많이 나눠주셨으면 좋겠다.
그 수업활동 전략들이 모여서
각 교실의 수업이 더 풍성하고, 재미있고, 의미있게 살아날 수 있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