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단원] 일단 돈이면 다 좋아!! 아이들은 그냥 경제를 좋아한다
연구회 선생님들과 함께 개발한 4학년 경제단원 교재 & 활동후기를 소개시켜드립니다.
1. 학년과 함께 하기 위해서 재구성해서 활용!
우리 학년에서는 전체를 다 하기에는 부담이 있다고 판단하고, 15차시 분량으로 줄여서 계획을 하였다.
학교에서 10월 26일~30일간 <창의체험도전주간>이라는 행사가 있는데, 그 기간에 '생산'파트를 집중적으로 할 수 있도록 진도를 수정했다.
학년 전체가 함께 운영할 수 있도록 학년 화폐를 만들었다. 봉곡초라서 '봉'단위로!
화폐는 내 실수로 단위를 50,100,500으로 만들었지만, 100,500, 1000으로 수정하여 뽑았다.
학반별 화폐 디자인도안은 다르지만, 단위별로 같은 색으로 통일하여 화폐를 맞추었다.
* 100봉 - 노랑색, 500봉 - 하늘색, 1000봉 - 분홍색으로 했어요!
2. 아이들은 그냥 '돈'이면 다 좋아한다.
일단 학생들에게 우리반에 '돈'이 생긴다고 공표하는 것 만으로도 학생들의 열광을 얻어낼 수 있었다. 돈으로 뭘 할수 있어요? 그 돈 써도 됩니까? 모아도 됩니까? 등등의 질문을 쏟아낸다.
학생들에게 차분히 그 돈으로 어떤 활동들을 하게 될지 설명해준다. 그리고 경제가 무엇인지, 용돈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생산과 소비, 그리고 교류에 대해서 배울 것이라고 간단한 설명을 했다.
첫 단계로 학습지를 활용하여 돈을 만들었다. 저는 어차피 흑백으로 뽑을 거니 그냥 연필로만 작품을 만들라고 했는데, 다른 반을 보니 정성스럽게 색칠을 다 했더라. 색칠을 다 하는게 훨씬 예쁜 작품들을 맞이할 수 있다.
괜스레 (교육)가성비 따지는 스스로가 반성되지만, 어쨌든 연필로만 그림을 그리면 1차시(40분)내에 디자인과 투표를 다 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다.
그렇게 뽑힌 우리 반의 허접한 디자인.....★ 뭐 학생들이 행복하다면 되었죠(퉁치기).
나름대로 학생들은 화폐를 관찰한 후 요러한 결과를 내놓았다. 한국은행이라는 건 왜 적혀있어요? 왜 돈은 숫자가 마구 적혀있나요? 같은 질문은 덤이다.
인쇄된 화폐를 다함께 자르게 하는데, 다행스럽게(?) 이거 하면 얼마줘요? 라는 이야기는 안나왔다.
착한 우리반 어린이들... 선생님이 사랑해.. 그냥 즐거운 마음으로 돈을 잘랐다.
화폐가 위조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혹여나 모를 방지를 위해 화폐마다 내 도장을 찍어두었다.
3. 경제란 무엇일까요? 경제는...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이다>, <행복을 위한 수단이다>.
인간이 먹고 살아가는데 역시나 똥싸기나 마스크, 손소독하기는 빠질 수 없다. 분명히 필수적인 활동이다.
그런 것 조차 놓치면 안된다. 모두다 당연한 '경제활동' 이다.
얘들아 똥사려면 어디에 싸?
-변기요
변기에 그냥 똥이 모여있니?
- 물 내리면 내려가요
그리고 너희는 똥 싼 후 처리를 어떻게 하니?
- 화장지로 닦거나 비데해요
그럼 똥싸려면 적어도 뭐뭐가 필요해?
- 변기도 만들어야하고, 배수관도 있어야하고, 화장지랑 비데도 만들어야하고, 설치도 해야하고....(웅성웅성)
똥 싸는 것 참 힘들지?
- 그렇네요.
이런 이야기 후 달구쌤께서 만들어주신 역작을 보면 아이들이 놀랍도록! 집중한다.
아니 경제란게 이렇게 우리의 삶에 스며들어 있다니... 아이들은 누가 더 창의적인 경제활동을 생각해내는가 여념이 없다. 이거는요? 저거는요? 맞아 그것 다 경제야.
그리하여 아이들은 최종 <경제란 무엇인가>하는 철학적 종착지에 머무른다.
아무도 달구쌤이 정의해준 <경제란, 인간이 생존하는데 필요한 식의주와 행복한 삶을 위해 필요한 모든 재화와 용역을 사고파는 행위>라는 것을 적어내지 않는다. 턱을 괴고 물의 순환에 따라 응결된 구름(물방울의 집합체)를 바라보면서, 다시끔 생각하는 것이다. 경제란... 무엇인가. 이윽고 아이들을 뭔가를 적는다.
- 경제란 것은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이다. 아주 옛날에는 돈도 필요 없었고 경제에 대해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 경제란 내가 행복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선택지를 세상에 만드는 활동이다.
- 경제란 돈을 가지고 잘 쓰고, 잘 모으고, 잘 불리는 활동이다.
- 경제란 돈과 관련된 모든 활동이다.
죄다 근사해서 피드백해줄 필요가 없었다. 자본이 낳은 괴물을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는 교사에게는 이런 괴짜같은 대답일 수록 환영이다! 마치며 4학년 수준에 딱 맞는 지니키즈의 답답이 둘을 보면서 아이들은 <저렇게는 안살아야지>하는 전통적인 마음가짐을 얻는다.
4. 4학년 경제교육 2단원을 마치면 아이들은 이 책을 <읽을 수 있다>
요 두책은 사실 이 비슷한 경험이 없는 아이들에게는 5,6학년이나 되어야 권장될만한 도서다. 하지만 이번 경험을 겪은 4학년이라면 충분히 두 도서를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배경지식이 쌓인다. 두 책을 오랜만에 다시 읽어보면서, 10월말에는 학급 도서칸에 은은히 배치해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5. 다음주에는 용돈교육과 소비파트를 실천하고 실천기를 적겠다!